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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를 돌리려는데 수도꼭지에서 호스가 빠져 있더군요. 문제는 수도꼭지에 호스를 연결하는 장치가 너무 복잡한 거예요.

공구로 나사를 꽉 죄어야 해서 힘도 많이 들었죠. 쉽고 간편하게 수도꼭지와 호스를 연결하는 장치를 만들겠다고 결심했어요.”

인천고 1학년 박수민 군은 수도꼭지와 호스 연결장치 개발에만 꼬박 4년을 매달렸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이 주제로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 세 번이나 출전했다.

첫해엔 예선대회 입상에 그치더니 다음 도전에선 동상을,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드디어 국무총리상을 거머쥐었다.

그간 아이디어도 발전했다. 처음엔 손으로 연결장치를 돌려 죌 수 있도록 간편함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꽉 죄지 않으면 물을 틀었을 때 쉽게 새는 단점이 있었다.

안쪽에 홈이 파여 있는 수도꼭지에 딱 들어맞도록 연결장치도 만들어 봤지만 홈이 없는 수도꼭지엔 적용할 수 없다는 단점을 발견했다.

지난해 겨울 물풍선을 갖고 놀던 박 군은 호스로 물을 집어넣을 때 풍선이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보고 불현듯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렸다. 수도꼭지 끝에 ‘작은 풍선’을 연결장치로 매달고 물을 틀면 풍선 안에 물이 차면서 수압이 생겨

풍선이 자연스럽게 수도꼭지에 밀착될 것이란 생각이었다. 일단 잘 찢어지지 않는 튼튼한 소재부터 찾았다. 타이어나 벨트에

쓰이는 우레탄고무를 점찍어뒀다. 그때부터 박 군은 우레탄고무 연결장치를 18개나 만들었다. 박 군을 지도한 인천고 구태희 교사는

“3월에 과학실에 찾아왔을 때 발명품에 대한 기본적인 구상은 끝나 있었다”면서 “수도꼭지에 연결장치를 직접 끼웠는지, 다양한 수도꼭지로 실험했는지 세세한 부분을 조언했다”고 말했다. 박 군은 “창문을 열어 놓고 가만히 생각에 잠기면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른다”

며 “이번 발명품보다 더 멋진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한 번 더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교실 유리창에 걸린 롤스크린을 내리려다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했어요. 똑같이 생긴 줄이 2개가 있어 어느 줄이 내리는 데 사용되는 건지 금방 못 찾았죠. 롤스크린을 간편하게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됐어요.”

충남 서산중 2학년 박상현 군은 학교 교실 유리창에 걸린 롤스크린을 내리다 느낀 불편함을 ‘다닥이'라는 독창적인 부품으로 해결한 발명품을 출품해 대통령상을 받았다. 롤스크린은 한 줄은 올리는 데, 나머지 한 줄은 내리는 데 쓴다. 사실 이 방식이 제작하기도 간단하고 조작하기도 쉽다. 하지만 줄 모양과 색이 동일하다 보니 간혹 어느 줄을 당겨야 할지 혼동을 줄 때가 많다. 박 군의 첫 아이디어는 두 줄을 한 줄로 줄여 혼동을 막자는 것이었다.

줄 하나로 롤스크린의 상하운동을 한꺼번에 조작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고민에 빠져 있던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하교하는 친구가 눈에 들어왔다. “자전거 페달은 한쪽 방향으로만 움직이잖아요. 이 원리를 롤스크린의 당김줄에 적용해 보자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죠. 롤스크린을 올리든 내리든 아래쪽으로만 잡아당긴다면 헷갈릴 염려가 없으니까요.”

박 군은 이를 위해 롤스크린 줄에 부착할 수 있는 간단한 장치를 만들었다. 장치의 핵심 부품은 박 군이 직접 설계한 ‘다닥이'라는 플라스틱 상자. 이 상자에는 스프링이 들어 있어 줄을 아래로만 잡아당겨도 탄성력에 의해 위아래운동이 모두 일어난다. 가령 롤스크린을 위로 올리고 싶다면 장치 앞에 달린 버튼에서 상( 上 )을 선택한 뒤 줄을 아래로 잡아당기면 된다. 다닥이라는 이름은 스프링에 의해 줄이 밀려 올라갈 때 ‘다다다닥' 소리가 나서 붙인 말이다. 박 군은 시각장애인이 이 장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버튼 옆에 상하에 해당하는 점자도 새겨 넣었다.

박 군을 지도한 하헌목 서산중 교사는 “상현이는 호기심과 탐구심이 매우 높은 학생”이라며 “아이디어를 발명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관찰력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박 군은 “심사위원들에게 발명품을 설명할 때 반응이 너무 없어서 상을 탈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앞으로 발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도와주는 훌륭한 과학교사가 되고 싶다”고 장래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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